- 천혜법사에게 줌 3 - 

정신이 겁 밖에 노닐다 꿈에서 처음 깨어나니

마른 나무 용의 읊조림이 나의 뜻을 일으키네

뜻 있으면 그 모든 것 나의 벗이 아니니

못 위의 푸른 연 비바람 소리가 벗이로다

[해 설]

뜻이 잇다고 하면 그 뜻은 찰나에 나고 사라지니

뜻 있음이 나의 참된 벗이 될 수 없음에 못 위 연꽃과 비바람 소리가

나의 벗이 된다 함이리라

그러나 뜻 있는 것은 비록 뜻이 있되 뜻이 아니고

뜻 없는 것은 뜻 없다고 하나

이미 내 마음의 사물이니

뜻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혜선사의 다음 말이 뜻 없는 사물이 뜻 없지 않음을 보인다

파초는 귀가 없지만 우레가 열림을 듣고

해바라기 꽃은 눈이 없지만 해가 따라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