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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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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월심
작성일17-05-10 00:00 조회1,1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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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종교생활을 하며 주위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기복으로 종교생활을 하지 마라'

이치에 맞는 말이고 나무랄데 없는 말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또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종교에서 기복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라고...

기복이란 말 그대로 삶에서 복을 바라는(비는) 것입니다.

기복대신 구복(求福)이라고 쓴들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복(福)은 폭넓게 사용되는 말입니다.

수행을 잘 해 나갈 수 있는 것도 복이 많아야 합니다.

우리가 아미타불명호를 듣는 것도 선근이 있어야,

즉 복이 있어야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생활이 어려운 이에게는 금전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부처님의 귀한 가르침도 귀에 들어옵니다.

몸이 아픈 이에게는 당장 아픔이 가시거나 병이 나아야

제대로 일상생활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불보살님들은 다양한 중생의 근기에 맞춰

아픈 이에게는 병이 나을 수 있는 기도(법)를 일러주시고

금전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는 재복이 생기는 법을 일러 주셨습니다.

즉 불보살님들은 처음부터 모든 이들에게 높은 수행법을 일러주신 게 아니라

각자 처한 형편에 맞게 점차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들도록 하기위해

당장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기복을 일러주신 것입니다.

기복을 나무라고 잘못된 신행이라고 몰아부치는 이들은

그러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무라야 할 것입니다.

지장경, 약사경, 유마경등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경전에서

불보살님들은 여러 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이 복을 얻을 수 있도록 세세하게 설해 주십니다.

사람이 병들어 아파할 때 불보살님 명호를 부르던가 재를 지내 그 명을 잇게 하고

아이가 없어 애태울 때는 역시 불보살님들에게 아이를 구하도록 하고

빈한한 이들에게 역시 불보살님들의 명호를 부르거나 경전을 독송케 하거나

보시하는 것을 일러주어

그 공덕으로 복을 얻게 일러 주십니다.

아울러 실천해야할 행도 자세하게 일러주십니다.

그러나 불보살님들의 가르침의 깊이는 일시적인 복보다는

영원한 복에 궁극적인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참다운 복이란 무엇일까요?

삼견법(三堅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견고하게 붙들어 쥐려고 하는 세가지가 있다고 부처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그 세가지는 '몸'과 '목숨'과 '재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견고하게 붙잡고자 하여도 삼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사는 한

이러한 세가지를 영원히 지켜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불보살님들께서는

'佛身(법신,보신,화신으로 이루어진)'과

'영원한 수명'과

'무한한 보배공덕'을 얻는 3견법을 일러주십니다.

즉 부처의 과위를 이루어 세가지가 견고해질 수 있는 3견법을 일러주신 것입니다.

몸은 영원한 법신을 얻도록 알려주시고

재물은 늘 중생들에게 베풀 수 있는 무한한 보배공덕을 갖추기를 권하시며

(보살님들의 형상에서 보이는 각종 보석장신구들이 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수명은 헤아릴 수 없는 수명을 얻는 것을 얘기해주고 계십니다.

(법화경에도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유마경을 인용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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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지세보살(持世菩薩, Jagati dhara)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유마힐을 찾아가서 문병을 하도록 하라."

지세보살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찾아가 문병하는 일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저는 조용한 방에 있었는데,

그 때 마왕 파순[魔波旬]이 1만 2천의 천녀를 거느리고 마치 제석천과 같이 꾸며서

북을 치며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제가 있는 곳으로 와서는,

제 발에 머리를 숙여 예배하고 두 손을 합장하고 나서 한쪽에 늘어섰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이들을 제석천이라고 생각하고 말했습니다.

'잘 오시었소, 교시가여.

그대에게 비록 복덕이 마땅히 갖추어져 있다 해도 스스로 방자해서는 안 됩니다.

마땅히 5욕은 무상하다고 관하고,

이로써 공덕의 근본[善本]을 구하며,

신체와 목숨과 재물 이 세 가지를 견고하게 간직할 수 있는

수행[堅法]을 닦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몸은 아침 이슬과 같고

목숨은 지는 햇빛과 같고

재물은 물거품과 같은 것이니,

이것들은 다 유루(有漏)이므로 모두가 견고하지 않은 것에 속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몸이 환인 것인 줄 알기 때문에 버려도 애석한 마음이 없으며

그것에 의해 수행하여 무루의 법신(法身)을 얻고,

목숨이 환인 것인 줄 알기 때문에 생각을 거기에 두어서

한 생각이라도 게으름 마음을 내지 아니하여 무루 혜명(慧命)을 얻고,

재물이 유루인 줄 알기 때문에

버려도 아까운 생각이 없어서 무루 법재(法財)를 얻나니,

이 것이 바로 세 가지 견고한 것을 닦는 삼견법이라고 합니다.

[유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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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구하되 일시적이고 유한한 복에 머물러 만족할 게 아니라

부처님들이나 보살님들이 일러주신 영원한 복락을 목표로 하여 불도에 나아가는 것-

이것이 참다운 수행이고 진정한 기복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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